[순보의 일기장]

[2006.10.08] 추석 연휴을 마치며...

조나단봉 2006. 10. 8. 22:14

좌로부터 엄마, 동생, 이모

추석 연휴가 4일에는 수업이 없었으니 무려 6일이었다. 5일 오전에 내려가서 7일 오후에 올라왔다. 숙제를 좀 미리 해뒀으면 편하게 더 쉴 수 있었을 텐데 늘 그렇듯이 부랴부랴 올라오느라 잘 쉬지도 못한 것 같다. 8월 말에 집에서 한 1주일 가까이 쉬었던 탓에 집이 그리 오랫만은 아니었다. 그래도 집이 제일 편한 곳인 것은 여전했다.

이번에는 외가쪽 친척들이 다같이 모이는 기회가 없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는 점점 다같이 모이는 빈도가 줄어드는 것 같다. 친가쪽은 워낙 친척이 없어서 몇 년에 한 번 아빠의 외가 쪽에 다녀오는 게 전부이다.

5일에는 할머니 산소에 갔다 와서, 오랫만에 방향치 친구들이 모였다. 8월에 래프팅 간다고 한 번 모였던 이후로 한 달 반 정도만에 다시 만났다. 돌아다니면서 박경훈, 이상용 등등을 보았다. 역시나 충주는 좁디 좁다. 꼬불꼬불에서 닭갈비를 먹었고 4X라는 곳에서 맥주를 마셨다. 아마 4X가 향후 충주의 방향치 모임터가 되리라. -.-;; 이제는 2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가는 중인데 다들 각자 목표로 하는 일이 잘 되서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6일 추석에는 수회리 큰외삼촌 댁에 고추를 따러 갔다. 원래 깻잎도 따려고 했는데 깻잎이 없다고 해서 고추만 땄다. (사진 참조) 포도밭 그 사나이에서 왜 윤은혜가 농사를 힘들어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따고보니 1시간 30분동안 고추를 땄다. 햇볕도 따갑고 이 많은 고추를 언제 다 따나..하는 생각에 노년에 농사나 지으면서 살아야지 했던 생각은 지워 버렸다. 농사는 쉬운게 아니고 아무나 못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원래 예전에는 명절에 영화 많이 보는게 낙이었는데 요번에는 '싸움의 기술' 정도 밖에 제대로 못봤다. 칠공주 나오는 쟁반 노래방도 기다만큼은 재미있지 않았고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TV도 예전만큼 재미가 없다. 여러 Cable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나온 '놀러와'만 잼있게 봤다.

어렸을 적에는 명절이 그저 오래 쉬는 날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명절이라도 없으면 가족을 만나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만큼 명절의 필요성을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