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26] 출장 중간 보고
프랑스에 온 지 10일째라 그런지 지쳐가고 있다. 게다가, 하루에 영어를 9-10시간씩 듣고 앉아 있으려니 더 힘들다. 이번 주 회의는 40-50명쯤이 참석하는데, (미국식 영어를 쓰는) 미국인은 고작 2명이다. 대다수가 유럽식 영어를 사용하는데, 대부분은 괜찮지만, 일부는 정말 알아들을 수 없는 억양을 쓴다. 못 알아듣는 나를 탓할 수밖에. 인도 영어는 아주 양호한 것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영국식 영어도 원래는 못 알아먹었는데 지난주 내내 David나 Ricardo(남들의 2배 속도로 말함)의 말을 들었더니 이제 그나마 익숙하다.
중국 사람들하고 얘기하다가 한글을 설명해 주려고 했는데, 자음(consonant), 모음(vowel), 초성(an initial sound), 중성(the vowels and semivowels of a Korean syllable), 종성(a final consonant) 이런 단어를 몰라서 다음에 알려주겠다고 했다. 얼마나 멍청한지. 한국 문화를 영어로 설명하는 방법에 대한 강좌나 책이 왜 있는지 이제야 깨달았다. 음절(syllable)도 알아야 한다.
letter(character)와 alphabet의 차이는 뭘까? Chinese character라고는 하고, Chinese alphabet이라고는 안 한다. English alphabet이라고는 하고, English character라고는 안 하는 것 같다. 그럼 Korean character일까? 아니면, Korean alphabet일까? ㄱ ㄴ ㄷ은 alphabet인가? symbol인가? 그럼 '가'는 character인가? 영어는 재미있지만 오묘한 구석이 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