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보의 일기장]

[2012.05.03] 출장지에서...

조나단봉 2012. 5. 4. 18:37

미국 마운틴 뷰 출장의 네 번째 밤이다.

다른 출장에 비해 잠을 꽤 많이 잔다. 시간이 남아서가 아니라 너무 피곤해서다. 회의장에서 호텔까지 도보로 20분 정도 걸리는데, 회의가 끝나면서 긴장이 풀려 돌아오는 내내 비몽사몽이다. 고속 주행하는 자전거가 많은 오솔길(creek trail)을 지나고, 신호등 없는 고속도로 진입로를 건너야 하는 다소 위험한 길이라 잘못하면 사고가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이따금 내 멍한 머리를 스치곤 한다.

저녁거리를 산 후 호텔로 돌아와 1시간 30분만 자고 일어나야지 하곤 7시쯤 잠들어 3~4시간 후에 겨우 깨어난다. 부랴부랴 일일 보고서를 작성하고, 또다시 밤 2~3시에 잠을 청한다. 아침 6~7시쯤 깨어나니 하루에 8~9시간을 자는데도 피곤함이 가시질 않는다.

매일 반복되는 샌드위치, 햄버거, 쿠키, 탄산음료, 커피, 과일(?)도 이젠 지겹다. 식당을 찾아 식사할 마음의 여유 따위는 없으니, 매일 가는 subway에서 고르는 메뉴를 변화시키는 정도밖에 할 수 있는 선택이 없다. 덕분에 미국에 있을 때도 부담스럽던 subway 메뉴 주문은 상당히 능숙해졌다. 점원이 이것저것 물어보기 전에 아예 한꺼번에 다 말하는 정도. 역시 반복 경험이 제일 좋은 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