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한마디]

[자카르타 이야기 #03] 출입국 및 비자에 관련된 이야기

조나단봉 2007. 5. 3. 01:45

입국 심사대
입국 심사대

자카르타에서 3개월 동안 일을 하던 때의 일입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인에게 한 달짜리 비자를 발급합니다. 사실상 일을 하는 것은 금지된 비자이지만 근로 비자의 발급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수많은 한국 사람들은 이러한 비자를 `악용'해서 일을 하며 별다른 문제가 일어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 달에 한 번씩 비자 갱신을 위해 가까운 나라로 나갔다 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두 번의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한 번은 이미 한 번 싱가포르로 비자 갱신을 위한 일일 여행을 마치고 두 번째 비자 갱신을 위하여 다시 출국 심사대에 올랐을 때의 일입니다. 이미 싱가포르를 갔다가 또 가는 것을 수상히 여긴 `부패' 이민국 직원이 껀수를 잡도록 제가 `일하러 인도네시아에 왔다.'라는 말실수를 했나 봅니다. 이후 여행하러 왔다고 우겨봤지만 `부패' 이민국 직원은 `원래 1인당 50만 루피인데 3명에 100만 루피로 할인해 줄게..'라는 하얀 종이에 끄 적 댄 `거래' 용지를 내밉니다. 결국 100만 루피를 날리고 투덜투덜 출국을 했습니다.

또 한번의 실수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당시 병역특례 중이라 복수 여권 발급이 안 되고 단수 여권만 발행이 되어 비자를 붙이는 용지가 몇 장이 안 되었습니다. 당시 우리의 행선 지는 `빈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싱가포르가 아닌 인도네시아라서 다시 인도네시아로 들어갔다가 나와야 해서 2장의 용지가 추가로 필요했던 것입니다. 아뿔싸… 그 당시 제게 남은 용지는 2 장이 전부였습니다. 싱가포르로 갔다가 다시 인도네시아로 돌아올 생각만해서 2장이면 충분하다고 오판했던 것입니다. 결국 돌아오는 길에 인도네시아 비자를 받는 곳에서 비자 위에 비자를 붙 여 달라는 방법으로 30만 루피 정도를 주라는 소리를 듣고는 내밀었다가 자기네는 2명이니까 100만 루피를 달라고 해서 결국 100만 루피를 주고 말았습니다.

두 번의 실수로 자카르타 공항에 가는 게 치가 떨렸습니다. 이제 일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입니다. 이전과는 다른 게 저 `혼자서' 가야만 했고 혹시나 또 돈이 들게 되면 `제 돈'이 들어가게 된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아까웠습니다. 주머니에 만약을 위한 50만 루피를 준비하고 있는 제가 한심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공항에서 기다리는 동안 무엇이 문제점이었는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일단 `놀러왔다'라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과 당당하게 우겨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입국 심사대에 올랐습니다. 여기서 이민국 직원을 쭉 훑어 보았습니다. 그 때 제 눈에 들어온 것은 `여자' 이민국 직원이었습니다. 어디가나 그래도 여자 분들이 조금은 덜 부패했겠지 하는 마음에 딴 짓을 하면서 그 분의 자리가 빌 때를 기다렸고 그 앞에 섰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저의 꽉 찬 여권을 보더니 뭐하러 왔냐면서 무섭게 째려봅니다. 전 결정적인 한 마디를 날립니다. "Just travel."… 몇 초간 더 째려보더니 못 믿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결국 보내줍니다. 결국 제 돈은 날리지 않았습니다.

크리스토퍼 리더십 발표용으로 만든 초안의 본론 내용입니다.
대충대충 후다닥 채운거라서 정제된 내용은 아닙니다.

사실, 뭐 실수라기 보다는...
루피->루피아 로 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