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한마디]

지난 주 운전하다 생긴 일

조나단봉 2009. 11. 20. 09:51
지난 주 금요일(11/13)에 차를 빌려서 휴스턴에 다녀왔다. 기분 전환을 위한 드라이브 겸 쌀과 각종 식품 구매를 위하여 한인 마트를 방문했다. 또한 점심으로는 휴스턴에서 가장 유명한 한인 식당에서 비빔밥과 알탕을 시켜 먹기도 했다. 휴스턴 정도만 해도 한인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한인촌이 형성되어 있고 (물론 LA와 비교할 수는 없는 수준이지만...) 한인 커뮤니티가 꽤 발달되어 있다.
지난 5월엔가 갤러리아 백화점을 둘러보고 해산물 부페를 먹고 NASA를 방문하기 위해 엄청난 폭우가 내리는 날에 다녀왔던 터라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다. 날씨가 조금 흐리기는 했지만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은 날씨에 길을 나섰다. 예전 같으면 구글맵에서 지도도 뽑고 어디로 가야할지 좀 따져보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별 대책 없이 출발하게 된다. 뽑아온 지도가 영 형편없는 터라 길을 가다가 (지도에 따르면) 들어서야 할 길을 들어서지 못했다. 사실 그 지도가 엉뚱했기에 그야말로 국도에서 골목길로 갑자기 들어가야 하는 것이었다.
소림이는 자고 있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한참을 가다가 그냥 갓길에 차를 세웠다. 준비해간 MicroSoft streets and trips를 잠시 켜서 길을 봤더니 지난 번에 갔던 길대로 가려면 그대로 앞으로 가면 되는 것이었다. 잠시 길가에서 경로를 살펴보는 동안에 갑자기 앞에 빨간색 트럭이 서더니 아저씨가 내려서 우리에게 와서는 "어이 친구들, 괜찮은가?"라고 묻는게 아닌가? 우리는 "그냥 길좀 보느라고... 고마우이.."라고 말했다. 고맙기도 하고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다.

우리에게 도움을 주려했던 코카콜라 아저씨의 차

문제는 밤에 일어났다. 휴스턴의 퇴근 러시아워에 걸려서 한참을 거북이 걸음하다가 겨우 국도에 들어섰는데 차 계기판에 MAINT REQD(정검 요망)라는 등이 들어왔다. 한참을 가다니까 차에서 타는 냄새와 연기가 나는 것 같아서 차들이 많이 다니는데도 불구하고 한밤 중에 길가에 차를 세웠다. 문제는 우리가 차 본넷도 못 연다는 것이었다. 예전 엄마 차는 그냥 열면 열렸는데, 요즘 차는 열고 뭘 당겨야 완전히 열리는 모양이다.

그 자리에서 렌터카 24시간 서비스에 전화를 해서는 안되는 영어에 좌절만 하고 결국 지금 보내줄 수 있는 차량이 없다는 대답만 듣고 다시 슬슬 몰기 시작했다. 한참을 가다가 휴게소 비슷한 곳에 서서 시내가 아닌 곳에서는 처음으로 운전대를 소림에게 넘겼다. 밤이긴 하지만 도로도 단조롭고 차들도 낮에 비해 적기 때문에 운전을 시켰다. 뭐, 한 60-70마일(98~112km/h) 정도로 안전 운전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오스틴에 도달해서 일어났다. 또 길도 모르고 가던 소림은 운명(?)의 갈림길에서 가던 길을 잘 가다 말고 안전지대까지 밟으며 고속도로를 타지 않기 위해 길을 바꿨다. 그게 고속도로를 타지 않는 것인 줄 알고 내가 바꾸라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슈퍼울트라험한(? Mopac이라는 지역 고속도로에 비해..) 고속도로인 I-35를 타는 길이었고 공포의 하늘나라(인터체인지에서 곡선 주로로 한참 하늘 방향으로 빙 돌아서 가는 들어가는 길을 이렇게 부른다) 운전대를 잡은 소림은 나를 죽일듯이 어떻게 고속도로를 타냐고 난리를 쳤다. 고속도로를 가는 내내 그랬는데, 사실 차가 많아서 실제로 I-35에서는 60마일로만 달리고 있었다. 차선도 들어온 차선 그대로 가다가 나가는 것이었으니 어려울 것도 없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그렇게 밖으로 나온 이후에 다시 갈림길에서 내가 알려준 길이 다시 I-35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또 난리를 쳤는데, 뭐 나는 어차피 고속도로 운전은 한번은 해야할 일이라며 오늘이 그 날이라며 오히려 즐거워했다. 어쩌다가 다운타운까지 오게 되어서 학교 앞까지 왔다. 다른 고속도로인 Mopac을 타고 집에 가자고 내가 그랬고 이제 정신 없는 소림은 셔틀 버스 라인을 따라 집으로 갔다. 되려 Mopac에는 차들이 없어서 70마일 넘게 달려서 왔다. 어쨌든 이제 고속도로 운전을 마스터 시켰으니 다음에 장거리 운전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