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2%의 중국인들이 90%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잘 사는 사람들은 우리 나라 사람들 못지 않게 잘 살고 있지만 98%의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상대적으로 빈곤한 삶을 살고 있다. "공무원이 부패한 나라"라는 낙인이 찍히고 "세계에서 가장 공해가 심한 도시"로 자카르타가 뽑힌 점들이 인도네시아 이곳 자카르타에 마음을 붙이기 어렵게 한다.
우리 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그야말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휴대폰 시장도 발달해 있다. 상대적으로 보기에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및 휴대폰 기술은 그야말로 초보적이며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만큼 발전 가능성은 많이 가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인도네시아 휴대폰이 내손안에 오기까지...
이곳 인도네시아에 파견을 온 이유는 원음벨(true tone) 서비스를 위해서이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 원음벨를 받는 것을 해보기까지는 무려 4주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일단 원음벨 서비스를 지원하는 휴대폰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3주의 시간이 걸렸다. 휴대폰이 우리의 손에 들어온 순간 우리는 너무 기뻤다. 드디어 원음벨을 받아 볼 수 있겠구나라는 무모한(?) 착각을 했다. 아직 인도네시아에 덜 적응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벨소리를 다운 받는 방법...
인도네시아는 벨소리 다운로드를 주로 MO(Mobile Orginated) 서비스와 자판기(명칭은 까먹었다 --;)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각 CP는 고유의 short code를 가지고 있고 주로 잡지를 통해 자사의 short code와 곡코드를 광고한다. 따라서 SMS로 곡코드를 입력하고 short code 번호로 SMS를 날리면 된다. 여기에서 접속을 하면 음원 파일이 저장된다. 이게 이론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벨소리 다운로드 받기 시도...
잡지를 봐도 사용법을 알기 어려웠다. 숫자나 알파벳은 알아볼 수 있었으나 인도네시아어로 되어 있으니 어떻게 하는지 알기 어려웠다. (사실 알면 쉽다.--;) 어쨌든 겨우 문자를 보냈다. "이제 WAPPUSH가 오겠지" 그러면서 기다렸다. 바로 답문자가 오지도 않는다. 한 1분쯤 기다려야 오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5분쯤 후에 오는 경우도 있다. 몇 분을 기다리자 WAPPUSH 메시지가 도착했다. 정말 WAPPUSH라고 쓰여진 문자가 왔다. 곡명도 가수명도 없었다. "WAPPUSH"였다.
WAP에 접속이 되야 말이지...
Go라고 쓰여진 버튼을 눌렀다. "Cannot connect to internet..."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우리들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온갖 옵션을 찾아보고 매뉴얼을 뒤졌다. 틈날때마다 연구를 했으나 결국 알아내지 못하고, 전에 바우처(휴대폰 선불 요금)를 샀던 곳에 영어를 조금 하던 여직원에게 물어보자고 결정을 했다. 부푼 꿈을 마음에 품고 갔으나 그 직원은 "I don't know"라는 말만 남겼다. 정말 바우처만 팔 줄 아는 사람인 것이었다. "휴대폰 가게에 가면 알겠지"라는 생각에 어느 휴대폰 샵에 갔다. 영어를 조금(정말 조금..) 하는 남자가 뭔가 세팅을 해준다. GPRS등의 세팅을 해야한다는 것은 잡지를 통해서 보았지만 시도를 했으나 제대로 되지 않았었다. 어쨌든 wap.telkomsel.com 이런 주소도 세팅하고 id/pw도 넣고 하니 뭔가 세팅이 된 듯한 느낌이다.
휴대폰 가게 직원도 별 수 없었다...
Maximun 2 days..라는 어이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선고받은 우리는 또다시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다. (이곳은 늘 기다림의 연속이다.) 아..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인터넷은 여전히 접속이 되지 않는다. 왜일까? 다시한번 그 휴대폰 가게에 가서 그 남자를 만났다. "안된다!" 그 사람은 또다시 세팅을 한다. 갸우뚱 거리더니 아무래도 telkomsel A/S를 가야할 것이라고 했다. 어디에 있냐고 하니 Plaza Semanggi로 가보라고 한다. 헐... 좌절모드. 이 사람이 잘 몰라서 그러는가보다 하고 몰래 돌아서 다른 휴대폰 가게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여직원만 5명쯤 있었는데 역시 A/S로 가보라고 한다. 그래서 어디에 있냐고 하니까 손가락으로 아래를 한번 가르치더니 영어로 설명을 못해서 막 자기들끼리 웃는다. 좋댄다... --;
역시 믿을 것은 안내원들밖에 없다...
결국 Plaza Semanggi로 가려는 찰나에 마지막으로 Taman Anggrek 정문안의 안내 데스크의 안내원에게 물어봤다. 텔콤셀 A/S 센터가 어디에 있냐고... 그랬더니 G층에 있다고 한다. 아뿔싸... 하마트면 멀리 나갔다 올뻔 했다. 다행스레 우리는 G층으로 내려가서 Telkomsel로 보이는 곳에 들어갔다. "인터넷이 안되요".. 그러나 거기는 Telkomsel이 아니라 Telkom이라고 한다. 저쪽으로 돌아가야 Telkomsel A/S 센터가 있다고 한다. 겨우 Telkomsel A/S 센터를 찾아서 들어가서 인터넷이 안된다고 했다. 모델명을 묻더니 업그레이드를 해야한다고 어디론가 휴대폰을 가지고 간다. 한 20분 후에 돌아왔다. 인터넷이 되는 것을 보여줬다. 드디어 인터넷이 되는 것이다. 왜 휴대폰을 팔때 인터넷 세팅도 안 해서 주는 것일까?
인터넷이 접속이 되도 문제...
그때 받았던 WAPPUSH 문자의 페이지에 접속을 했다. 다운로드를 받는다는 메시지가 뜬다. 128KB 정도의 파일인데 수차례를 시도해도 다운로드 도중에 실패 메시지가 뜬다. 파일이 너무 큰 것 같아서 우리의 테스트 서버에 30KB 정도의 mp3 파일을 올려놓고 다운을 받았다. 다행히 2번만에 다운로드가 성공했고 true tone으로 설정되는 것을 보았다. 무려 벨소리 하나 받는데 1주일(실제로는 3~4일)의 시간이 걸렸다. 상용 서비스에서 받은 WAPPUSH 문자의 벨소리는 수십차례 시도 끝에 다 받았으나 콘텐츠가 이상하다는 오류 메시지를 보여주면서 설정되지 않았다. 결국 돈을 냈으나 설정하지 못한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서 그러려니 한다고 한다.
열악한 현지 휴대폰 사정...
잠시 후... 시간이 오후 6시 정도가 되자. 인터넷이 접속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는 SMS도 보내지지 않는다. 물론 전화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곳 자카르타는 오후 5~7시에는 SMS 보내기도 너무 어렵다. 좋게 말해서는 과도한 트래픽으로 인한 통신 부하가 원인이겠고, 정곡을 찌르자면 그만큼 인프라가 낙후되어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카르타에 깔린 수많은 매연 분진들이 전파를 방해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믿거나 말거나..) 아직도 전화로 무엇인가 대화를 나누는 것이 너무 어렵다. 한국에 전화를 걸면 1/2 이상은 "뭐라고?"를 연발해야하고, 심지어 자카르타 내부의 유선 전화에 걸어도 "Hello?"만 열심히 외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