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귀국하는 날도 채 10일이 남지 않았다. 지난 3주간 많은 일이 있었고, 우리는 아직도 깨어 있는 시간의 3/4 이상을 짐을 싸고 있다. 미처 한국에 가져가지 못하고 버리는 물건들에 대한 아쉬움 따위는 생각할 겨를도 없다. 미국으로 떠나올 때처럼, 한국으로 돌아갈 때도 이렇게 정신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그래도 그간 '나중에 나중에'라면서 미뤄뒀던 일들을 더는 후회하지 않게 하나씩이라도 하려고 하고 있다. 오스틴 근교에도 유명한 자연 풀장이 여럿 있다. 바톤 스프링스(Barton Springs)나 해밀턴 풀(Hamilton Pool). 그러나 2년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카누 한번 타 보고 싶다는 소림을 카누 한번 태워주지 못했다. 샌 마르코스 근처에 튜브(tube)를 타는 곳이 있다고 했다. 카누는 별로 타 보고 싶지 않지만, 튜브는 그래도 한 번 타 보고 싶었다. 지지난 주부터 튜브를 타러 갈까 생각만 했지 너무 피곤하고 할 일이 많아서 정작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다 일요일 오후 다 늦게 5시가 되어서야 그곳으로 출발했다. 6시 30분에 마지막 픽업(강의 상류로 태워주는)이 있다는 것만 알고 갔는데, 알고 보니 튜브 렌트는 5시 30분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결국, 우리는 튜브는 빌려보지도 못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자연 환경은 정말 부럽다.미국이라는 나라의 자연 환경은 정말 부럽다.

그래도 많은 사람이 천연 풀장에서 노는 모습을 보니 우리도 즐기고 싶었다. 비록 1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처럼 물에 들어가서 시원함을 느꼈다. 워터파크나 캐리비안베이 같은 인공물(미국에도 많다.)보다 자연 속에서 온 가족이 물장구치며 거위, 오리와 대화하는 이런 환경이 부러웠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 PD 아저씨가 왜 만날 '부러웠다.'하는지 알겠다.)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며 살고 싶은 소림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며 살고 싶은 소림

미국 사람들이 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즐겁게 사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내가 겪은 지난 2년간 바라봤던 '미국인'들의 삶(어쩌면 텍사스 인들의 삶)은 '여유롭고, 가족적'이라는 것이었다. 과연 한국에서 이런 것을 누릴 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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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눈이 많이 오는 올해. 눈보기 어려운 오스틴에도 눈이 내리고 말았다. 설마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이 소복히 쌓여 있었다. 워낙 비나 눈이 오지 않는 지역이라 사람들이 눈에 대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조금만 눈이 와도 괜히 교통 사고가 많이 난다. 뉴스에서 봤는데, 스쿨 버스에 들이받은 승용차가 반파되었다. 다행히도 스쿨 버스는 차체가 좀 높이 있어서 학생들이 크게 다치지는 않은 모양이다. 2명이 병원에 갔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우리집 모습이다. 지붕에 소복히 눈이 쌓였다.우리집 모습이다. 지붕에 소복히 눈이 쌓였다.

온난화로 한국에서도 눈을 보는게 쉽지 않게 되었는데 올해는 한국이고 미국이고 눈이 정말 많이 왔다. 결국은 작열하는 태양으로 상징되는 텍사스에도 눈이 내렸다. 지난 겨울 비도 많이 오고, 기대했던 눈까지 오고 '텍사스' 날씨가 아니다.

하루 종일 눈이 내렸다. 대략 0도 근처라 얼지는 않은 듯.하루 종일 눈이 내렸다. 대략 0도 근처라 얼지는 않은 듯.

제작년에 미국에 처음 와서 밤에 잠깐 눈이 왔던 것을 제외하고 눈이 내리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물론 워싱턴에 쌓여있던 눈은 봤지만 말이다.

집을 오르내리는 계단에 쌓인 눈과 발자국집을 오르내리는 계단에 쌓인 눈과 발자국

우리 집은 2층이라 오르 내릴 때 조심해야한다. 잘못하면 미끄러져서 비명횡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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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의 IRS(미국 국세청) 건물에 소형 항공기 추락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의 IRS(미국 국세청) 건물에 소형 항공기 추락

아침에 네이버 메인에 텍사스에 비행기가 충돌했다는 기사를 클릭해봤더니 오스틴이다. 게다가 우리가 자주 가는 아보레텀 지역의 리서치 블러바드(Research Blvd.)란다. 지난 주말에도 다녀온, 내가 좋아하는 Best Buy로부터 300미터 거리에 있는 IRS(미국 국세청) 건물이다. 우리 집에서는 약 6-7km 떨어진 곳으로 자동차를 타면 5-8분, 뚜벅이용 버스를 타면 갈아 타고 돌아 가서 1시간 이내가 걸리는 지역이다. IRS에 증오심을 가진 한 50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자기 비행기를 몰고 가서 들이박았다고 한다.[각주:1]

사고 현장. 왼쪽의 고속도로가 I-183.사고 현장. 왼쪽의 고속도로가 I-183.

간만에 미국 전국 뉴스나 한국의 뉴스에 오스틴이 등장해서 반가웠지만 좋은 일이 아니라서 아쉽다. 예전에도 그랬고, 얼마 전에도 캘리포니아 지역에 주거지에 경비행기가 추락했다는 소식을 듣고, '캘리포니아는 비행기도 추락하고 살기 힘들겠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일아났으니 할말이 없다. 알고보면 텍사스 지역도 사건이 끊이지 않는 듯하다. 얼마전에 텍사스A&M에 헬리콥터가 추락(2009.1)하고, 킬린 지역 군부대에서도 총격사건(2009.11)이 일어났었다.

어디가나 살 사람은 살고 죽을 사람은 죽는 것 같다만 이런 일들이 점점 더 자주 일어나는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된다. 가뜩이나 세계적으로 날씨도 이상하고 말이다.

  1. 한국 기사나 미국 기사나 보는 것마다 조금씩 달라서 조금 내용이 틀릴 수도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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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기사들처럼 제목을 자극적(?)으로 정해보았다. 어젯밤 1시경부터 인터넷이 끊겼다. 그간에도 가끔씩 인터넷이 불안정했는데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도 연결이 안 되는 것을 보니 확실히 끊겼다. 7월 말에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온 이후 인터넷에 관련해서 문제가 하나 있었다. 요금 고지서(billing statement)가 오지 않는 것이었다. 작년 8월부터니 약 6개월간 요금을 본의 아니게 내지 않은 것이다. S(앞으로 이름을 익명화하고,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해달라는 나의 아내)가 그간 몇 차례 고객 센터(한국어 서비스)에 전화를 했는데, 요금 청구가 안 되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말만 몇 번 들었다고 한다.

일단, 인터넷이 안 되니 기술 서비스(technical service) 쪽으로 문의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AT&T 상담원이 우리 계정(account) 번호를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일단, 왜 없는지 모르겠으니 기술 쪽으로 넘겨주겠다고 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고 전화가 끊겼다. 미국에서 전화 연결해준다고 하고 연결이 잘 안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연결이 끊길 경우를 대비하여 상담원이 알려준 번호로 걸었더니 교환 코드(transfer code) 3자리를 입력하라고 한다. 당연히 그런 코드는 알지 못하니까 더 이상 진전이 없다.

이번에는 문제의 발단이 된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 센터에 전화를 해보았다. 앞선 고객센터에서 우리 계정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니까 자기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조금 더 살펴보더니 계정이 삭제되어서 그렇다고 한다. 그러면서 6개월 동안 돈을 내지 않아 서비스가 끊겼다고 한다. 이 전화를 할 때에는 S가 수차례 고지서가 오지 않았다고 문의했던 것을 몰랐던 나였기 때문에, 돈을 안내서 잘렸다고, 은근히 우리 측 잘못도 있다는 투로 말을 하는 게 아니꼽기도 하였지만 뭐라 할 말은 없었다. 계정이 삭제되었기 때문에 서비스 신청(order)을 다시 해야 하고, 한 며칠이 걸린다고 한다. 이 상담원의 말에 따르면 요금 고지서 수령 주소가 옛날 집으로 되어있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가 고지서 안온다고 문의하지 않았다고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만약 정말 문의를 하지 않았더라도 자기네들이 전화한번이라도 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 아닌가?

전화를 끊고 나서 항의황(지붕 뚫고 하이킥 100회 참고)에 못지않은 S가 나에게 이런 저런 항의해야할 사항을 알려준다. 항의 같은 건 나의 스타일이 아니지만, 나에게 항의황의 반의반만 따라가기를 바라는 S를 위해 다시 전화를 건다. 이번에도 한국어 서비스 고객 센터에 전화를 해봤는데, 다른 사람이 받는다. 이 사람은 아예 우리 계정을 찾을 수도 없다. 이래저래 S의 전달사항을 말해보지만, 딱히 해결책이 없어서 할 말도 없다. 상담원이 그래서 어떻게 하기를 바라냐고 하니, 나는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이 문제의 종착지인 뭐라 뭐라 커넥션(connection, 인터넷 요금 안내면 서비스를 끊어버리는 작자들?)의 연락처를 받았다. 직접 물어보면 뭔가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또 전화를 걸었다. 마지막이다. 상담원에게 말도 안 되는 짧은 영어를 맘껏 퍼부었다. 대략 "나는 어젯밤에 인터넷이 끊겼는데, 6개월 전에 이사를 하고 고지서가 한 번도 오지 않아서 요금을 못 내서 끊긴 것 같다."고 했다. 이 양반이 툭탁툭탁 컴퓨터로 찾아보더니, 뭔가 오류가 있어서 새로운 계정이 접수(order)는 되었는데 처리(posting)되지 않아서 고지서가 발부(issue)되지 않았다며, 미안하다고 한다. 그래서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너무 빨리 신청(order)하는 부서로 넘겨줘서 자세히 물어볼 수는 없었지만, 대략 지난 계정은 만들어지지도 않은 모양이고 우리는 6개월간 무료 인터넷을 사용한 것 같다. 

새로 연결된 신청(order) 부서에서 아예 새로 인터넷을 신청했다. 주소도 새로 물어보고, 전에는 안 물어봤던 운전 면허 번호도 물어본다. 주소를 알아듣지 못한대서 하나씩 또박또박 불러줬다. 목요일은 돼야 인터넷이 다시 된다고 해서 좀 더 빨리 안 되냐고 했더니 안 된단다. 도대체, 인터넷을 끊을 때는 오밤중에 잘도 끊더니만, 신청할 때는 왜 사람이 와서 뭔가를 조작해야 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야지 별 수 있겠나 싶다.

전에도 말했지만 전화로 하는 영어는 장단점이 있다. 일단 얼굴을 안보니까 내가 아무리 영어를 못하고 발음이 거지같아도 그 사람을 다시 안 볼 거란 맘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단점은 음성이 또렷하지 않기 때문에 나도 그 사람도 알아듣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끼리 한국말로 대화해도 가끔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는데 하물며 나 같은 사람이 미국인과 대화를 하면 어떠하겠는가? 

다음 달에 나올 청구서에 지난 서비스들에 대한 요금까지 같이 청구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항의황을 능가하는 S는 그 이상의 뭔가를 계획 중에 있지만 말이다. 다행히도 잘 끊기기는 하지만 집에서 인터넷이 하나 잡혀서 지금 이렇게 포스팅을 하고 있다. 신기한 점은, 윈도우에서는 이 무선인터넷을 못 찾는데, Ubuntu에서는 찾는다는 것이다. 

p.s. [업데이트]

아침(2/10 수)에 일어나보니 (1)DSL 모뎀까지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고, (2)컴퓨터로는 세팅을 다시 해야 해서 (3)실제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는 없는 상태였다. 다시 기술 지원부에 전화를 걸어서 다시 세팅을 했다. 예전에도 전화를 걸어서 세팅을 해본 적이 있는데, 접속해야할 주소를 완전히 까먹어서 물어봐야만 했다. 이번에는 대략 과정을 적어뒀으니 다음번에 또 이런 일이 있으면 굳이 전화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어쨌든, 이제 집에서 우리 인터넷이 된다. 그런데, 목요일 낮에 사람이 작업해야한다고 했는데 수요일에 되는 건 또 뭘까? 이해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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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하는 먹을거리. 나는 여행에서 먹는 것들이 그다지 맛있지 않다. 갖춰진 좋은 곳에서 편안히 먹기 보다는 대개 여행 경비나 시간 때문에 좁고 복잡한데서 먹어서 그렇다. 어쨌든 이번 여행에서는 두 곳의 맛집을 방문했는데, 유명한 곳이라는 점 외에 특별이 맛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첫 번째는 뉴욕 브루클린(마이클 조던이 태어난 ㅎㅎ)에 있는 그리말디 피자(Grimaldi Pizza)집이다. 얇은 피자가 나오는데 3명이서 한 판만 시켜 먹었는데, 더 시켜 먹으려다 말았다. 둘이서 한 판(Large)을 시켜 먹으면 적당할 것 같다. 콜라 두 병과 Large 피자 한 판을 시켰더니 세금 포함 약 22불이 나왔다. 미국서는 뭐든, 세금 붙고 팁 붙으면 싼 것도 은근히 비싸진다.

허기진 배를 채우자허기진 배를 채우자그리말디 피자그리말디 피자
View Larger Map 그리말디 피자(Grimaldi Pizza)

다음은 햄버거 가게이다. 맨하튼 남쪽에 있는 코너 비스트로(Corner Bistro)라는 곳이다. 버거가 너무 커서 한 입에 먹을 수 없는 높이다. 맥주로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냥 또 콜라 마셨다. 만사 귀찮은 게 나중에는 식사가 모두 포함된 패키지여행을 다녀야 하지 싶다.

버거 내용물버거 내용물높이는 이정도높이는 이정도높이는 이정도코너 비스트로

View Larger Map 코너 비스트로(Corner Bis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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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와도 사실 뭐가 뭔지 잘 모른다. 남들처럼 멋진 여행기를 쓸 능력과 여력이 되지 않아서 마구잡이식으로 틈틈이 기억에 남는 이야기만 남겨보도록 하겠다.

Metropolitan Museum of Art의 계단 (2010.01.10)Metropolitan Museum of Art의 계단 (2010.01.10)

Metropolitan Museum of Art라는 곳의 계단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이 잘 안 나온다. 들어가 보지는 않고 밖에서 사진만 몇 장 찍었다. 몇몇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고, 일본, 한국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가십걸의 블레어, 세리나가십걸의 블레어, 세리나

사실 이 곳은 가십걸에서 블레어나 세리나를 비롯한 아이들이 앉아서 대화를 나누던 곳이다. 드라마에서 Upper East Side의 갑부 자녀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므로 이 근처에서 촬영이 많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드라마 설정상, 퀸(queen)보다 높은 자리에 앉으면 안 된다. ㅋㅋ

이 박물관 옆에 센트럴 파크(Central Park)로 들어가는 입구가 하나 있어서 따라 들어갔다. 수많은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 바로 이 센트럴 파크이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자전거를 타고 센트럴 파크를 이리저리 샅샅이 둘러보고 싶다.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2010.01.10) - 우정출연: 빨간 모자 꼬마 친구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2010.01.10) - 우정출연: 빨간 모자 꼬마 친구

센트럴 파크도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었다. (2010.01.10) - 커플 모자 협찬: 쭌센트럴 파크도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었다. (2010.01.10) - 커플 모자 협찬: 쭌

안데르센 샘 미운 오리 새끼 좀 읽어주세요. (2010.01.10) - 특별 출연: 미운 오리 새끼안데르센 샘 미운 오리 새끼 좀 읽어주세요. (2010.01.10) - 특별 출연: 미운 오리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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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에 있는 찜질방. 한국 찜질방 수준이라는 광고와 소문에 비해 기대 이하. 얼음 방에는 눈 쌓인 산 그림이 그려져 있고, 얼음 눈 대신 내리는 차가운 바람만이 존재했다. 소금 방은 소금이 잔뜩 깔려 있는 것이 아니라, 소금 주머니가 몇 개 달려 있을 뿐이다. 한국 기준으로 보면 분명 기대 이하지만, 먼 나라 미국에서 이 정도면 감사해야 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신기한 점은 한국인이 아닌 사람의 비율이 30%정도나 된다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일이 있는 게 아니라면 다시 방문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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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퀘어

뉴욕 타임스퀘어

뉴욕입니다. 오스틴보다 훨씬 춥군요. 뉴욕 버스도 타보고 지하철도 타고, 세계의 중심이라고 하는 타임스퀘어에 다녀왔습니다. 삼성, 현대차, LG, 기아차의 광고를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회사들이 큰 무대에 진출해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너무 춥기는 하지만 색다른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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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의 시험도 끝나서 다음 주에 있을 동부 여행의 워밍업으로 댈러스 여행을 1박 2일로 다녀왔다. 사실 댈러스 여행이라기보다는 댈러스 한인 타운 방문기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하다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도요타 캠리(Camry) 옆에 서있는 우리의 현대 엑센트(Accent)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도요타 캠리(Camry) 옆에 서있는 우리의 현대 엑센트(Accent)

해가 바뀌는 바람에 작년까지 사용하던 Enterprise 렌터카 회사 free double upgrade 쿠폰을 사용할 수 없어서 free upgrade 쿠폰만 사용했다. 그랬더니 현대 엑센트(Accent) 아니면 기아 리오(Rio) 중에 고르란다. 현대 엑센트를 골랐는데, 창문 4짝이 모두 수동으로 조절하는 것이었다. 18년 전에 샀던 우리 엄마 프라이드도 적어도 앞 창문은 자동인데, 어이가 없었다.
Round Rock 프리미엄 아울렛에 서있던 해골 자동차

Round Rock 프리미엄 아울렛에 서있던 해골 자동차

차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작은 자동차가 빨리 달리면 차가 휙휙 날아가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렌터카 회사에서 제일 작은 게 economy이고 compact, intermediate 순으로 올라가는데 intermediate가 도요타 코롤라 급이니 한국으로 치면 기아 스펙트라(포르테)나 현대 아반떼 급인 것 같다. 전에 라스베이거스 갈 때 탔던 dodge가 거의 중형차급 크기였고, 기름을 많이 처먹기는 했지만 묵직한 느낌이 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엑센트는 경박하기 그지없는 주행 감을 보여준다. 이번에 탄 차는 고속도로에서 가속이 잘 안돼서 가끔 굴욕을 당하기도 하고, 지면이 불안하면 차가 점핑을 하는 느낌마저 든다. 
NBA팀 댈러스 매버릭스 홈구장이 있는 댈러스 전경. 심시티에 나오는 빌딩들이 우뚝 서있다.

NBA팀 댈러스 매버릭스 홈구장이 있는 댈러스 전경. 심시티에 나오는 빌딩들이 우뚝 서있다.

오너드라이버가 아니라 아직도 운전이 미숙한 면이 조금 있는데, 주로 시내에 들어와서 실수하는 경우가 있다. 고속도로를 3시간 동안 달리다가 시내로 들어오면 신호등을 깜빡한다든지, Stop sign을 무시한다든지, 좌측 차선으로 들어서려고 뒤차들을 보다가 정차하는 앞차를 들이 받으려고 한다든지. 고속도로 진입로에 차선이 1개인지 2개인지 감을 못 잡아서 괜히 1차선으로 무리해서 끼어들었다가 뒤차가 다시 나를 추월해서 내 앞으로 들어온다든지 (그 차가 화난 듯 ㅋㅋ). 뭐, 사고가 난 적은 없지만, 한번 운전할 때마다 뭔가 게름직한 일이 한 번씩 있다. 
예전에는 안내판 3개만 있으면 당황했는데 이제는 뭐, 그런가보다 한다. 사실 남들도 우왕좌왕한다.

예전에는 안내판 3개만 있으면 당황했는데 이제는 뭐, 그런가보다 한다. 사실 남들도 우왕좌왕한다.

그래도 미국 와서 초창기 차를 빌려서 어디를 가면 늘 소림과 티격태격했는데 캘리포니아에서 운전한 이후로는 운전하는 게 조금 수월해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길을 모르면 소림에게 어디로 가는 거냐고, 다음 진입로에서 나가야 하는 거냐고, 어느 차선이 나가는 차선이냐고 등등 물어보기도 하고, 길을 지나치기도 하고 등등 난리를 치고 매번 도로 위에서 쌈질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그런 게 거의 없다. 안내판도 멀리 보게 되었고, 설사 잘못 나가거나 들어오면 다음에 다시 들어가거나 나가면 된다고 마음도 편하게 먹게 되었다. 뭐, 트랜스포머 같은 화물차들 옆을 벗어나기만 급급했던 예전에 비해, 더울 때 화물차 옆이 그늘이라고 말할 정도가 되었으니 많이 적응했다. 물론, 화물차 옆은 사각지대이니까 정말로 그늘이라고 쉬지는 않는다.
미국 땅에서 산이 보이지 않는 끝없는 평지를 자동차로 달리는 꿈은 이미 이루었다.

미국 땅에서 산이 보이지 않는 끝없는 평지를 자동차로 달리는 꿈은 이미 이루었다.

미국에 와서 이루어야 할 일이나 하고 싶던 일을 제대로 이룬 게 아직 별로 없지만, 운전은 지겹도록 해본 것 같다. 텍사스가 특히 넓어서 옆 도시에 가는데도 작정하고 3~4시간을 가야 하니 말이다. 끝없이 뚫린 도로. 좌우로 펼쳐진 평원. 나쁘지만은 않은 이국적 풍경이다. 그래도 듣는 음악은 국내 벅스 최신 100곡이다. -_-;


내일은 댈러스에서 방문했던 킹스사우나(찜질방)를 포함한 한인 타운 풍경을 소개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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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맞이하며...

2010년을 맞이하며...

올 여름 영어 수업에서 만난 Rock형과 Jay형네 부부와 함께 2009년 마지막 밤을 함께 보내고 2010년을 맞이하였다. 모닥불을 피워놓으니 팬션에 놀러온 듯한 느낌이다. 본의 아니게 중국인들의 부정행위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와중에 해가 넘어갔다. 다들 타국에 와서 고생이 많다. 내년에는 우리 모두 더 나은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덧붙여 한 달만에 면허 준비해서 한 번에 합격한 소림에게도 축하의 박수를...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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