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귀국하는 날도 채 10일이 남지 않았다. 지난 3주간 많은 일이 있었고, 우리는 아직도 깨어 있는 시간의 3/4 이상을 짐을 싸고 있다. 미처 한국에 가져가지 못하고 버리는 물건들에 대한 아쉬움 따위는 생각할 겨를도 없다. 미국으로 떠나올 때처럼, 한국으로 돌아갈 때도 이렇게 정신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그래도 그간 '나중에 나중에'라면서 미뤄뒀던 일들을 더는 후회하지 않게 하나씩이라도 하려고 하고 있다. 오스틴 근교에도 유명한 자연 풀장이 여럿 있다. 바톤 스프링스(Barton Springs)나 해밀턴 풀(Hamilton Pool). 그러나 2년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카누 한번 타 보고 싶다는 소림을 카누 한번 태워주지 못했다. 샌 마르코스 근처에 튜브(tube)를 타는 곳이 있다고 했다. 카누는 별로 타 보고 싶지 않지만, 튜브는 그래도 한 번 타 보고 싶었다. 지지난 주부터 튜브를 타러 갈까 생각만 했지 너무 피곤하고 할 일이 많아서 정작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다 일요일 오후 다 늦게 5시가 되어서야 그곳으로 출발했다. 6시 30분에 마지막 픽업(강의 상류로 태워주는)이 있다는 것만 알고 갔는데, 알고 보니 튜브 렌트는 5시 30분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결국, 우리는 튜브는 빌려보지도 못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자연 환경은 정말 부럽다.미국이라는 나라의 자연 환경은 정말 부럽다.

그래도 많은 사람이 천연 풀장에서 노는 모습을 보니 우리도 즐기고 싶었다. 비록 1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처럼 물에 들어가서 시원함을 느꼈다. 워터파크나 캐리비안베이 같은 인공물(미국에도 많다.)보다 자연 속에서 온 가족이 물장구치며 거위, 오리와 대화하는 이런 환경이 부러웠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 PD 아저씨가 왜 만날 '부러웠다.'하는지 알겠다.)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며 살고 싶은 소림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며 살고 싶은 소림

미국 사람들이 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즐겁게 사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내가 겪은 지난 2년간 바라봤던 '미국인'들의 삶(어쩌면 텍사스 인들의 삶)은 '여유롭고, 가족적'이라는 것이었다. 과연 한국에서 이런 것을 누릴 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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