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를 뚫고 지하철을 타서 8시 18분 무렵에 사당역에 내렸다. 셔틀버스를 타는 1번 출구로 나가려고 했는데, 막혀서 못 나간다고 한다. 직접 눈으로 밖의 상황을 살피고서는 조심스레 2번 출구를 바라보았는데 역시 통제되었다. (이번에는 무임승차로) 지하철을 다시 잡아타고 선바위역으로 갔다. 여전히 시간은 충분했다. 한두 달에 한 번 늦잠을 자서 지각하는데, 월요일에도 지각해서 나름 요즘 지각에 예민한 상태이다. 그렇지만, 아직 충분히 여유 있는 시간이었다.
선바위역에서도 1번 출구로 나가려니 사람들이 물이 넘친다고 한다. 저쪽에서 스멀스멀물스물 영화 '검은 물 밑에서'처럼 물이 흘러들어온다. 나는 물이 들어오는 것이 신기해서 보다가 반대쪽을 피해 가기 시작했다. 물은 빠르게 따라왔고, 흘러서 지하철이 다니는 곳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반대편 출구로 올라섰고, 빠르게 선바위역 내부가 물바다가 되었다.
물바다가 된 선바위역
이래저래 선바위역에서 발이 묶여서 이리저리 걸어가 보기도 하고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2시간여를 방황하다 조금 비가 소강상태에 이르러 겨우 버스가 다니기 시작했다. 버스를 잡아타 우회 도로를 따라 중앙선을 넘나들어 11시 20분쯤 출근을 했다. 지하 헬스장을 가서 샤워하고, 점심 먹고, 너무 피곤해서 조금 졸다가, 쉬고 나서 일을 제대로 시작한 지 1시간 여쯤 '띵동댕동 어쩌고~ 자율 퇴근 어쩌고...'. 4시 15분에 자율퇴근을 시작해서, 집에 5시 무렵에 도착했다.
고생은 했지만, 신발을 제외하고는 직접적인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다. 산사태 나서 죽은 사람들, 폭삭 무너진 집, 둥둥 물에 떠다니는 자동차 등등 인적 물적 피해가 커서 걱정이다. 아무쪼록 오늘 밤에 더 큰 피해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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