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택시 "Blue Bird..."

인도네시아 택시 "Blue Bird..."

 자카르타는 교통 상황이 좋지 못한 동남 아시아의 여러 도시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좋지 못하다. 도로 앞에서 ‘택시’를 부르기 힘들 만큼 매연이 심한 곳이 바로 자카르타이다. 인터넷에서 조금이라도 인도네시아나 자카르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면, 택시를 주의해서 타라는 말과 오토바이가 많다는 말을 쉽게 접할 수 있다.


‘Blue Bird’ 택시를 이용하라.

 굳이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파랑새’이다. 인도네시아에는 80여 개의 택시 회사와 18,000대의 택시가 영업 중이라고 한다. (수치는 기억에 의존한 것으로 신뢰할 수는 없다. ㅎㅎ) 그 중에서도 ‘Blue Bird’사는 ‘믿을만한’ 거의 유일한 택시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들을 상대로 바가지를 일삼았던 택시 회사들에 비해 ‘Blue Bird’사는 신용, 정직 등을 바탕으로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택시 회사이며, 호텔, 대형 백화점 등에서는 대부분 ‘Blue Bird’ 택시만을 이용한다. ‘Silver Bird’는 ‘Blue Bird’사에서 만든 중형 택시이다. 차체는 더 크지만 가격이 약간 더 비싸고 차가 ‘Blue Bird’에 비해 오래된 것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4명 이상이 탈 경우에는 ‘Silver Bird’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른 택시는 도대체 어떻길래?

 일반적으로 초반에는 ‘Blue Bird’를 고집하다가 할 수 없이 다른 택시를 이용하다 보면 아무 생각없이 아무 택시나 사용하게 된다. 그러면 가끔씩 큰 코 다치는 수가 생긴다. 일례로, Gran Melia Hotel로 가는데 택시 운전수는 엉뚱하게 Granavi라는 건물을 가리키며 저기가 맞느냐고 묻는다. 어떤 택시는 호텔 Lobby까지 데려다 주지 않고, 매연이 자욱한 도로에서 내려준다. 대부분의 자카르타의 대형 건물(호텔, 백화점 등)에는 검문, 검색이 있다. 이 택시는 분명히 트렁크에 폭탄이 들어 있었을 것이다.(?) 또 한번은 자카르타의 놀이 시설인 DUNIA FANTASI에 갔는데, 돌아오는 택시를 타려고 하자 20만 루피아(한화 2만1천원정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You are korean, but in Jakarta… 어쩌구..) 실제 ‘Blue Bird’를 타고 4만 루피아 이하가 나왔다.

자카르타에서 택시를 잘 타려면?

 일단 ‘Blue Bird’를 타라. 일부러 다른 택시를 안 타는 것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호텔, 백화점 등에서는 외국인(비 인도네시아인)에게는 일부러라도 ‘Blue Bird’ 택시를 타게 해준다. 한 번은 호텔에서 ‘Blue Bird’가 아닌 다른 택시를 타게 되었는데 호텔보이가 ‘Don’t worry, He is my friend’라고 한다. 동양최대의 쇼핑몰인 TAMAN ANGGREK(따만 앙그렉)에서는 외국인이 ‘Blue Bird’이외의 택시를 타게 되면 택시 회사 명과 차 번호가 적힌 쪽지를 주면서 불편한 점이 있으면 적어서 다음에 달라고 한다. 그만큼 외국인들이 택시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최대한 배려해주니 걱정할 것은 없다. 다만, 대형 건물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택시를 잡을 때는 심각한 공해에 주의해야 하고 ‘Blue Bird’ 이외의 택시를 탈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택시를 탈 때에는 건물 명과 함께 그 지역의 이름을 알면 더욱 좋다.

모또르의 나라

 자카르타의 심각한 공해의 주범이기도 한 오토바이. 이곳에서는 오토바이를 Motor(모또르)라고 한다. 정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오토바이가 많다고 상상하면 된다. 출퇴근 시간에 자카르타의 교통은 정말 서울의 그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정체된다. 그 사이를 비집고 나가는 것이 바로 이 모또르이다. 한 명에서 두 명씩 헬멧을 쓰고 대부분의 남자는 잠바까지 입고 탄다. 추위를 타는 것인지, 햇볕에 타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지 놀랍게도 이 더운 날씨에 항상 잠바를 입고 다닌다. 검은 연기를 내뿜는 모또르들을 택시 안에서 보고 있으면 처음에는 정말 적응이 안 된다. 밤에 잘때도 늘 모또르의 소리는 어딜가나 들린다.

 쾌쾌한 공기, 시커먼 매연. 이 도시의 교통은 정말 어느 곳 하나 정들일 수가 없다. 지하철은 없고, 버스는 외국인이 타기에는 너무도 위험하다. 바자이(삼륜 교통수단)라는 교통 수단은 이제는 박물관으로 들어가야할 신세이다. 외국인으로서 관광 혹은 비즈니스를 위한 잠시간 이 도시를 들르는 것이라면 할 수 없이 택시와 씨름하고 끊임없이 뿜어대는 오토바이의 매연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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