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참 부러운 요즘이다. 이 책을 고르게 된 것은 한두 문장 읽어보다 읽기 쉬운 문체에 매료돼서였다. 책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내가 박완서 님의 책을 읽어 봤을 리는 만무하다. '토지'의 박경리 님과 성이 같다는 이유로 조금 혼동하기도 했던 게 사실일 정도니 말은 다했다.
사실 이 책을 절반 정도 읽던 중에야 박완서 님이 고인이 되셨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일부러 책을 읽을 때 누가 해 놓은 리뷰를 읽거나 작가에 대해 미리 알아보지 않는다. 책을 읽는데 어떤 선입견을 품게 되기 때문이다. 책 중간쯤 '마지막으로 남기신 글입니다.' 비슷한 문구로 시작되는 글을 보고서야 혹시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책이 나온 2012년의 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들려주시던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꾼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뒤늦게 40대에 등단하여 평생 글쓰기를 업으로 살아오셨다. 그분이 그동안 출간하거나 공개하지 않았던 글들을 모아 만든 책이다. 글과 이야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오랜 삶을 살면서 느끼고 깨달은 바는 어떠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특히 여든에 가까운 나이에도 사랑하는 글쓰기를 게을리 않고 마음만은 젊게 유지하셨던 점이 글에서도 깊이 느껴졌다.
아직은 어떤 일을 평생 즐기고 사랑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하지만 그런 삶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지는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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