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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른이 된 이후 읽은 책을 분류하면 자기계발서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작년에 읽은 책 25권 중에 자기계발서는 4권이다. 경제/경영으로 분류된 책 중 자기계발서로 넣어도 무방한 것도 일부 있으니, 자기계발서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대로 낮지 않다. 첫 회사를 다니면서 책을 많이 읽었는데, 거의 다 자기계발서였다. 많이 읽었기 때문에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담고 있는 내용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는 여전히 쉽게 읽히며 읽고 싶도록 유혹하는 책이다. 올해 첫 번째로 읽은 책도 역시나 자기계발서다.
공병호 씨는 자기계발과 경영에 대한 손꼽히는 전문가이다. 한 선배가 읽으라며 추천해 준 ‘10년 후 한국’을 통해 저자를 처음 접했다. 이번에 읽은 ‘공병호의 자기경영노트’는 2001년에 나온 다소 오래된 책인데도 그동안 읽은 자기계발서 실천편의 정수로 삼을 만하다. 시중에 외국에서 들여온 자기계발서의 번역본이 많은데, 쓸데없이 내용이 많기도 하고 실천하기에는 가슴에 와 닿지 않는 경우도 여럿 있다. 이 책은 내용이 많지 않고 자기 경영에 꼭 필요한, 그리고 실천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을 담고 있어 버릴 부분이 없다.
자기 경영의 대상을 시간, 지식, 건강, 행복, 그리고 인맥, 이렇게 5가지로 나누어 각각의 실천 방법을 담고 있다. 이 책은 80/20 법칙의 자기실현 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 모든 자기경영의 기준 잣대로 이 법칙을 사용한다. 80/20 법칙은 모든 일에서 80% 다수 성과를 가져오는 것이 핵심적인 20%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기경영을 위해 챙겨야 할 5가지 요소로 일, 가족, 건강, 친구, 그리고 영혼(나)을 꼽는다. 많은 사람이 일만 챙기는데, 이를 제외한 나머지 4가지에 충실해야만 한다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는 5가지 중 하나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 게 없다. 저절로 고개 숙여 반성하게 된다.
책을 읽다가 "갑자기 닥쳐올 실업에 대비하여 당신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발견했다. 나는 그저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고 있는데, 갑자기 다른 일을 해야 한다고? 솔직히 1-2년 후를 내다보기도 어렵고, 10년 후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더 솔직해지자면 한 달 후도 모르겠다. 이래서 10년 후에도 지금이랑 같은 일을 하는 직업인 '교사, 공무원, 의사, 변호사' 등이 되려고 사람들이 노력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올해는 소설과 경제 서적을 많이 읽고 싶다. 물론, 전공이나 일에 관련된 서적, 혹은 글쓰기에 관련된 책처럼 실용 서적도 많이 봐야 하겠지만,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는 책도 많이 읽자. 자기계발서를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가끔 발췌독은 하자. 허황될 수도 있지만 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긍정적 역할을 마냥 버려서는 안 된다. 대신 실천하자. 읽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하나씩 실천해 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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