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이 있었다. 초등학교 졸업식을 제외하고 기분 좋게 졸업식에 참석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초등학교 때 짜영 등과 찍은 사진을 제외하곤, 이후의 졸업식에서 가족을 제외한 친구랑 사진을 찍은 적도 없다. 그러고 보면 나는 마무리가 항상 안 좋은 모양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엔 재수를 하러 학원에 등록된 (대학생이 아닌) 재수생 신분이 수개월간 지속되었고, 대학 졸업식 때에는 남들 학부 다닐 때 준비하는 유학을 졸업하고 나서부터 준비하느냐고 학원에 등록된(?) 백수였고, 후에 정식 사원도 아닌 채로 회사를 다니기는 했지만, 결국 1년 후에 유학을 나와서 '학생'이 될때까지는 불안정한 상태였다. 역시 이번에도 남들 졸업하기 전에 다 취업하는데 취업도 못한 상태로 졸업식을 맞이했고, 기분 좋게 졸업식을 맞이할 수 없는 것은 뻔했다. 

미국 대학의 졸업식은 단과대별 혹은 과별로 학위 수여식을 진행한다. 미국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장면인 이름 부르고 뭐 씌워주고 하는 것들은 이때 진행된다. 우리 나라에서 학부는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것이 확실하고, 대학원 이상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겠다. 그 많은 학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니 나름 신기하고, 고맙기도 했다. 아래 영상을 참고하자. 나의 이름은 비교적 미국인도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다.


이 행사를 제외하고 마지막 행사로서 전체 졸업생들이 함께 하는 전체 행사(Wide
commencement
commencement)가 있다. 몇몇 인상적인 졸업생에 대한 소개 및 각종 축하 연설 등이 있고, 단대별로 학장이 나와 총장에게 학위 수여를 선언해주는 식 등이 있다. 졸업한 선배의 연설로는 80년 졸업생인 Marcia Gay Harden라는 헐리우드 배우 아줌마가 와서 30분 가량 연설을 했다. 자료 화면을 잠깐 보여줬는데 the mist에 나온 아줌마라는 사실을 화면을 보고 알았다. 영화에서 아주 무섭게 나온 아줌마다. 배우라 그런지 연설을 연기처럼 잘했다. 길긴 했다.

내 졸업식에 공식적으로 처음 참석한 소림 부인

내 졸업식에 공식적으로 처음 참석한 소림 부인

소림 부인과 함께 아름 처제가 함께 해 주었다.

소림 부인과 함께 아름 처제가 함께 해 주었다.

UT 타워를 뒤로하고 학생으로서 마지막으로(?) 점프를 뛰어본다.

UT 타워를 뒤로하고 학생으로서 마지막으로(?) 점프를 뛰어본다.

학사모를 하늘 높이 힘껏 던져본다.

학사모를 하늘 높이 힘껏 던져본다.

미국에서는 졸업이 하나의 축제처럼 진행된다.

미국에서는 졸업이 하나의 축제처럼 진행된다.

졸업 꽃다발을 소림 부인이 꽃꽂이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졸업 꽃다발을 소림 부인이 꽃꽂이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졸업했으니 이제 남은 일은 취업해야지.
,